리더십 교육과 경영 시뮬레이션
리더십 교육에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이 왜 필요한가?
한양대학교 김상수 교수
㈜ 비투엘소프트 CTO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하고 지속 가능 성장을 할 수 있는 핵심 동인은 무엇보다도 인적자원일 것이고, 그 중에서도 리더들인 경영진과 임원들의 역량일 것이다. 기업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시대에 따라서, 계층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비전 제시, 성과 창출, 변화 및 혁신 관리, 전략적 사고, 전략적 의사결정, 조직 관리, 협상 및 조정 능력, 위기 관리, 인재 육성, 소통 등 참으로 매우 다양하다. 모 그룹에서 제시한 계층 별 리더의 역량은 비전제시/인재발굴/기업가적 통찰력 등을 갖춘 Visionary Leader(방향 제시), 전략경영/자원활용/신사업발굴 등의 Strategic Leader(전략 추진), 팀웍 구축/권한위임/실행력/변화 관리와 같은 Empowering Leader(시너지창출), 부하육성/업무관리/성과창출과 같은 Facilitative Leader(성과촉진)으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에 많은 글로벌 그룹의 리더십 교육은 전통적 조직 관리, 사람 관리, 업무 관리 등의 교육에 경영 트렌드, ESG, IT, 신사업 추진 등과 같은 최근 핵심 아젠더에 대한 Learn & Do 교육과 함께 체험형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과 같은 Do & Learn 교육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10년 동안에 국내 10대 그룹의 8대 그룹의 리더십 양성 과정에서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진행해 왔다. 많은 글로벌 그룹에서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리더십 양성 과정에 도입하는 이유는 크게 5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 경영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리더의 전사적 마인드와 경영의 BIG PICTURE를 보는 힘을 향상 할 수 있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전사적 마인드란 기업의 각 기능들을 이해하고, 산업 구조의 변화를 큰 관점에서 이해하고, 운영하는 역량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리더 후보들은 각 function에서 최고 전문가로 성장해왔으나, 높은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C-level의 고민을 이해하고, 다양한 value chain들을 전사적으로 통합 운영하고, 산업 구조 및 환경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전사적 마인드는 단순한 교육으로 하루 아침에 형성되고 갖추어지는 역량이 아니고 성찰과 A-ha 형태의 교육을 병행해서 향상해야 한다.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에서 리더들은 전략, 마케팅, 생산운영, 인사조직, 재무 회계, 기술 개발, 구매 등으로 구성된 가상의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CEO, CMO, COO, CHO, CFO, CTO 등의 다양한 역할들을 수행하면서, 이들 기능들이 어떻게 작동되고, 연계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align되어야 하는지, 산업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지 등을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사적 마인드를 갖게 되고, 경영의 big picture를 보는 힘을 갖게 된다.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 후, 교육생들이 self-reflection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경영의 큰 흐름 이해와 전사적 마인드의 중요성이다.
둘째, 경영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경영 성과 창출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리더의 영원한 숙제는 성과를 창출하는 일이고,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부분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부분 최적화를 넘어서, 전사적 관점에서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고 원가를 관리하는 전사적 최적화가 필요하다. 또한 이 같은 성과 창출 과정이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지속 가능 성장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 순환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므로 리더는 이 같은 경영 성과 창출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각자의 value creation map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해서 리더들은 가상 기업을 경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 환경 분석, 수요 예측, 기술 개발, 생산, 재고 관리, 마케팅 및 영업, 인적 자원, 자금 관리 및 손익 추정, 원가 분석 등의 일련의 분석과 의사결정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매출 향상, 원가 절감, 이익 창출하는 경영 성과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미래를 위해서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서 기술 및 생산, 마케팅 등 모든 역량을 활용해서 time to market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한 깨우침은 단순한 이론 중심의 경영 교육에서 얻기가 힘들 것이다. 마치 비행기 시뮬레이터를 통해서 조종사 역량을 향상하는 것처럼 가상 기업을 실제로 경영하면서 경영 성과 창출 역량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경영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경영 전략 수립 및 실행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기업에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 중 하나는 전략가 역량이다. 흔히, 전략하면 최고 경영진 혹은 전략 부서에서 고민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잘 못된 생각이다. 리더는 일정 단위의 조직을 이끌어가는 가는 책임자이기 때문에 해당 조직의 미션, 비전, 목표, 추진 전략, 실행 방안, 핵심 가치 등을 수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조직의 규모에 관계없이 이 같은 전략가 역량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해서 교육생들은 가상 기업을 경영하면서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고, 성장 전략과 경쟁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 기능들을 연계 및 실행하면서 의사결정 하게 된다. 또한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서 회사 차원의 전략을 수정 보완하면서 새로운 생존 방정식을 찾아내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전략 수립과 실행 역량을 일정 부분 향상할 수 있게 된다.
넷째,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활용하면 전략적 사고와 경영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핵심 역량은 전략적 사고와 경영 의사결정 역량이다. 많은 기업의 리더십 교육 과정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하는 역량은 전략적 의사결정 능력이라고 본다. 결국 리더는 조직의 생존과 성장에 양향을 주는 주요한 이슈들을 해결하고, 결정하는 사람이다.
현재의 기업 환경 변화는 흔히 이야기하는 변동적(Volatility)이고 불확실(Uncertainty)하고, 복잡(Complexity)하며 모호한(Ambiguity)) 상황을 의미하는 VUCA 시대를 넘어서 chaos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서 미 중 패권 전쟁, 소련의 우크라이나 침공, 남북 갈등, 우리 사회 내부 갈등 등으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변화, 유가 및 환율, 금리,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적 변화, 급속하게 발전하는 AI 기술 변화, 인구 감소, MZ 세대 등과 같은 사회 문화 변화, 코로나, 기후 변화, ESG 변화 등의 생태학적 변화 등 환경적 요소들의 변화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큰 변화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찾아내지 못하거나, 늦게 찾아내거나, 잘 못 해결하면 생존할 수 없고, 성장할 수 없다. 결국, 이 역할은 리더의 몫이고, 리더의 전략적 의사결정 역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유이다.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에서 가장 숨어 있는 핵심 키워드가 경영 의사결정 능력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 경제와 경영 환경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분의 의사결정을 실행하면, 그에 따라서 경영 성과가 결정되고, 기업의 생존과 성장이 달라지게
됨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경영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의사결정 역량을 점검하게 된다. 또한 돌발적인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서 대응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데이터 분석 기반의 의사결정,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점검, 의사결정 과정의 오류 및 편향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제한적이나마 리더들 스스로의 경영 의사결정 역량을 생각하고 성찰하게 된다.
향후 리더들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경영 시뮬레이션 콘텐츠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을 예로 들어 보자.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해야 하는데, 잘 못 판단하면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산업 구조, 산업에 영향을 주는 정치, 경제, 기술 등과 같은 외생 변수들, 핵심 성공 요인, 다양한 Player들의 전략과 value chain 등을 모델링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의사결정에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대응 전략 및 경쟁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통해서 리더들이 교육 훈련받게 되면 보다 전략적 의사결정 역량이 크게 향상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해서 자기 성찰할 수 있다.
리더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끊임없이 성찰하고 학습하는 역량이다. 학습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스스로 반성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들이 제공되어야 한다. 리더십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리더 후보들은 최소 10년 경험을 가지고 있고,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왔던 잠재력이 높은 인재들일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 리더 후보들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책임질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 리더십 교육 과정을 운영할 것이다. 이 같은 리더십 교육 과정에서는 기존에 해왔던 Learn & Do 방식의 교육과 함께 Do & Learn 방식을 병행하면, 보다 많은 A-ha라는 과정을 통해서 깨우침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 이를 보완하는 지식 습득 과정은 강의, 책, Naver, Google, 유투브, VOD 콘텐츠와 같은 Learn & DO 방식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은 실제 기업 현실과 유사한 digital twin 상황 속에서 직접 문제해결을 하고 의사결정을 하면서 무엇을 놓쳤는지를 찾아내는 learn by doing 방식을 통해서 학습을 하고 성찰을 하는 교육이다. 다시 말해서 A-ha를 통해서 깨우침을 갖게 되고, 현업에 돌아가서 학습하고, 정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사한 경력과 뛰어난 팀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 하면서 서로 배우는 learn by collaboration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리더십 교육의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후기 중 하나는 C-level의 어려움 이해와 지속적인 학습 필요성을 느끼는 성찰이라는 단어이다.
끝으로 필자가 꿈꾸는 리더십 교육 현장이다.
골프 선수를 육성하는 과정을 보면, 골프 연습장에서 기본기를 배우고, 바로 골프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 Digital 환경의 스크린 골프장에서 훈련을 하면서 현장 감각과 실력을 키우고 골프장에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 또한 비행기 조종사 훈련 과정을 보면, 기본적인 지식을 책과 강의를
통해서 배우고, 바로 비행기 조종을 하는 것이 아니라 Digital 환경의 비행기 시뮬레이터를 통해서 조종 훈련을 하게 된다. 기업의 리더들을 육성하는 과정도 기본적인 지식을 책과 강의를 통해서 배우고, Digital 환경의 경영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훈련한다면 보다 멋지고 뛰어난 리더들을 육성하지 않을까 한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 지긴 위해서 다양한 산업별 시뮬레이션, 문제해결형 시뮬레이션이 개발되어야 한다. 필자는 지금까지 9종의 경영 시뮬레이션을 개발하였다. 또한 기업들의 맞춤형 산업별 경영시뮬레이션 8종, 포스코의 철강 산업 시뮬레이션, SKI의 정유 산업 시뮬레이션, SK온의 전기차배터리 산업 시뮬레이션, SK홈앤서비스의 지점장 경영 시뮬레이션, HSG의 협상 시뮬레이션, 삼성전자의 R&D 시뮬레이션, 캐럿글로벌의 해외주재원 시뮬레이션, LG전자의 Global Value Chain 시뮬레이션, 삼성인개원의 SVPGMS를 개발하였다.
향후 반도체 산업 경영 시뮬레이션, 전자 산업 경영 시뮬레이션, 통신 산업 시뮬레이션, 자동차 산업 시뮬레이션, 유통 산업 시뮬레이션, 게임 산업 시뮬레이션, 콘텐츠 산업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산업에서 Digital Twin 환경의 시뮬레이션 개발이 되어서 각 산업을 이끌어 가는 리더들을 육성하는 꿈을 꾸고 있다. 또한 전략, 전략적 의사결정, 마케팅, 혁신, 재무, 기술 개발, HR, 리더십 등의 많은 영역에서 심도 있는 시뮬레이션들이 개발된다면, 대한민국의 인재들의 역량은 더욱 더 커질 것이고, 나아가서 기업 경쟁력은 높이질 것이다.
이 같은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IT 영역이 아니라, 시뮬레이션 기획 역량, 산업의 구조를 분석, 시뮬레이션 엔진 모델링 및 설계, 교육 과정을 설계하는 역량, 강의 콘텐츠를 만드는 역량, 강의 역량 등이 융합된 엄청난 지적 자산과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치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파친코 등과 같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다양한 융합 역량과 동일하다. 우리 기업 교육 및 대학 교육에서도 이 같은 콘텐츠가 많이 개발되고, 동시에 활용되어서 K-EDU, K-인재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