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교육에 왜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이 도입되어야 하는가?
한양대학교 경영컨설팅학과 박사과정 심종규 ㈜비투엘소프트 책임연구원 그야말로 ‘창업 열풍’이다. 텔레비전에서는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중고등학교에서도 미래 창업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기업가정신’ 교육이 이루어지며 성공 신화를 쓴 스타트업 대표들의 이야기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제2의 스타트업 대표를 꿈꾸게 한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소위 ‘유니콘’이라고 불리는,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도 생겨나게 됐고 시작한 지 10년도 안된 신생기업이 해외 자본에 4조가 넘는 금액으로 인수되는 등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창업 열풍’의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과 함께 민간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수많은 노력들 중에서도 ‘창업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는 중고등학교, 대학, 창업 지원 기관, 지자체, 엑셀러레이터(창업기획회사) 등 다양한 곳에서 창업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거의 모든 창업 지원을 하는 곳에서는 반드시 창업 교육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보니 창업 교육의 트렌드도 창업 생태계의 변화를 반영하여 꾸준히 바뀌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흐름 속에서 ‘경영 시뮬레이션 방식의 교육’이 왜 ‘창업 교육’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 찾을 수 있다. 창업 교육의 내용 관점에서 살펴보면 초기에는 ‘디자인씽킹’, ‘TRIZ’ 등의 문제해결 방법론을 적용한 사업 아이디어 도출 중심의 창업 교육이 중심이 되었다. 그 뒤에는 ‘비즈니스 모델 9Block’으로 대표되는 사업계획 수립과 멘토링, 시제품 제작과 결합한 캡스톤 형태의 실습 과정으로 이어졌고 이 정도까지의 커리큘럼이 현재도 대부분의 창업 교육에서 채용하고 있는 형태이다. 하지만 이제 창업 교육은 단순히 사업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실제 계획을 실행하고 기업 활동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창업가에게 전달해 줄 수 있어야하게 됐다. 이는 실제 창업 기업의 수는 많이 늘어났지만 생존율은 아직까지 현저히 낮은, 현 창업 생태계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창업 교육의 방법적 관점에서도 살펴보면 초기에는 이론 중심의 강의가 주로 이루어졌지만 창업 교육의 효과성을 연구한 많은 결과들을 통해 ‘실습 중심’의 ‘참여형’ 교육이 그 효과와 만족도 측면에서 훨씬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이러한 창업 교육의 트렌드 변화 속에서 각광 받고 있는 것이 ‘창업 경영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창업 교육이다. ‘창업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은 앞서 말한 창업 교육의 트렌드에 모두 부합하는 형태의 교육 방식이라 할 수 있다.그렇다면, 창업 교육에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도입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기업 경영을 이해하고 Value Chain의 연계성을 이해할 수 있다.사업을 운영해 나가고 책임져야 할 창업가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소양은 회사라는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떻게 매출과 원가가 발생하고, 수익이 창출되는지 등 기업 경영 활동을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내가 창업하고자 하는 기업이 어떤 기능과 조직을 갖추어야 하는지, 이들 기능들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어떻게 연계되는 지를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예비창업자들은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제품에만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스타트업 조직 경영의 어려움과 복잡함을 이해하고, 다양한 Value Chain의 연계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활용하면 CEO가 되어 직접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을 통해 기업 경영의 복잡함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기업의 주요 Value
Chain의 기능을 이해하고, 경영진의 노고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교훈은 가상 환경에서 직접 창업 기업 경영을 하는 시뮬레이션 교육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둘째, 창업 기업의 성장 목표점을 설정하고 기업으로서의 경영 프로세스를 수립할 수 있다.‘스타트업’은 ‘지속가능,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임시조직’이라고 정의한다. 즉, 성공한 스타트업도 처음에는 1인~2인의 소규모 팀으로 시작하여 시장의 Needs와 겹치는 교차점을 정의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Problem-Solution Fit을 발견하고 시장의 검증까지 어느 정도 진행된 단계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기 위한 경영 프로세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해서 창업자들은 가상 기업을 경영하면서 자연스럽게 각 분기마다 경영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른 추진전략들을 수립한다. 그리고 기업 내 각 기능별로 KPI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의사결정과 Action들이 뒤따랐는지 점검하게 된다. 이는 기업 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프로세스로, 초기 창업 팀이 추후 성장하여 어떠한 조직 체계와 경영 프로세스로 움직여야 하는 지에 대한 미래 상태를 제시해준다. 셋째, 협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스타트업에게 ‘사람’이란 언제나 부족하고 절실하다. 실제로 초기 창업 팀은 5명 내외의 적은 인원으로 시작하게 되는데 그에 비해 처리해야 할 일들은 많고 책임과 역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팀원 모두가 전사적 마인드를 가지고 각자 많은 역할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긴밀한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팀이 와해되거나 정상적인 경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에서는 교육생들이 팀을 이뤄 CEO, CMO, COO, CHO, CFO 등의 역할을 부여받아 공동의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기 다른 의사결정과 미션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은 물론, 각자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지 않으면 어떠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지도 깨닫게 된다. 어려운 의사결정 과정을 수행해나가면서 같은 팀원 간의 유대감이 생겨나는 것도 당연하다. 실제 교육생 후기를 보면 협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람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제 팀원들의 역할과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끼게 되었다는 후기들이 많다. 넷째, 기본적인 경제성 분석과 재무 분석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대부분의 스타트업에게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 돈도, 시간도, 사람도 부족하다. 그렇기에 모든 기업 활동들을 재무적인 마인드로 바라보고 이 활동이 얼마만큼의 비용을 발생시키는지, 그에 비해 회사에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오는지를 항상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 자체가 큰 미션이기 때문에 이것에만 집중하고 원가 관리에 대한 부분은 경시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작을수록 원가 마인드와 재무 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해 창업자들은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가, 매출, 이익을 분석하면서 자연스레 원가 마인드와 재무적 마인드를 갖추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재무 데이터 분석, 재무제표 이해 및 분석, 원가 관리 및 수익성 분석과 같은 기본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강의 중심의 교육에서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는 재무적인 교육도 훨씬 교육생들에게 와 닿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시뮬레이션 교육의 강력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기업가정신과 사업계획 수립 역량을 향상할 수 있다.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은 여러 정의가 있지만 ‘문제를 포착’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하여 이를 위한 ‘계획을 수립 및 실행’하는 도전 정신과 역량들을 통틀어 의미한다.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은 이런 기업가정신을 향상하는 데 최적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첫째,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문제 상황이 주어진다. 경영 시뮬레이션에서는 가상의 경영 환경과 시나리오가 부여되고 그 안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해야 하는 목표가 주어진다. 그리고 가상 환경은 실제와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실질적인 고민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문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탐색한다. 경영 시뮬레이션에서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생존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미리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내 데이터를 분석하고 토론하며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Learn by Doing’이라는 경영 시뮬레이션 교육의 대전제는 기업가정신 교육에 최적화되어 있다 할 수 있다.셋째,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이 주어진다. 경영 시뮬레이션에서는 반복되는 라운드를 통해 의사결정의 결과를 확인하고 과정상에서의 오류와 성공 요인들을 퇴고한다. 교육을 진행하는 퍼실리테이터는 필수적인 지식을 전달하고 각 팀이 ‘경영 성과 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코칭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시뮬레이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효과적인 시뮬레이션 교육이 되기 위해서 좋은 퍼실리테이터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이처럼 경영 시뮬레이션은 기업가정신 함양에 효과적이지만 사업계획 수립 역량을 강화하기에도 적절하다. 기업 경영 일련의 과정을 체험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방법론과 프레임워크 등 학습 모듈을 병행하면 자신의 사업 아이템과 시뮬레이션 상황을 연관지어 더 큰 창업 교육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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